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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과 인격_다름과 조화의 필요

202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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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철학자 진교훈은 인격을 "인간다운 노릇을 하는 격식"으로 정의했다. 서양철학에서 인격을 상징하는 낱말은 “페르소나(presona)”이다. 페르소나는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배우들이 쓰던 역할 가면이었다. 남자 배우가 여자 가면을 쓰면 여성스러운 행동을, 왕 가면을 쓰면 왕의 격에 맞는 행동을 연기했다. 페르소나에서 성격을 뜻하는 영어 단어, personality가 파생되었다. 성격적 특징을 나타내는 행동 패턴을 성격특성(trait)이라 한다. 같은 페르소나를 쓰고 연기하더라도 배우의 성격특성에 따라 연기에서 개성이 나타난다.

사회적 역할에 요구되는 페르소나, 인간다운 노릇을 하는 격식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해도 사람마다 그 인격적 특징은 다르게 나타난다. 인격에도 개인차가 나타난다는 말이다. 중세 가톨릭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는 인격을 "각 개인들이 지닌 저마다의 고유한 개별적 특성들까지 포함하는 전체로서의 개인 자체"라고 정의했다. ‘저마다의 고유한 개별적 특성’으로 서로 다른 인격의 특징을 구분할 수 있다.

인격은 서로 다르다

조선의 대표적 유학자, 퇴계 이황과 남명 조식은 16세기 조선을 대표하는 유학자로 존경받는 인격자였다. 1501년에 경상도에서 태어난 두 선비는 낙동강을 경계로 경상도의 ‘좌 퇴계 우남명으로 불렸다. 퇴계와 남명은 조선시대 성리학자라는 격식 혹은 페르소나를 지녔음에도 그 인격적인 특징은 매우 대조적이었다.

퇴계 이황

퇴계 이황은 온화하고 개방적인 성품으로 한 달 동안의 봄바람, “일월 춘풍(一月春風)“으로 불렸다. 이황은 1534년 33세에 대과에 급제하여 42세에 성균관 유생들의 교육을 책임지던 대사성이 되기까지 순탄한 관직생활을 했다. 왕위가 명종으로 넘어가면서 어린 왕은 무능했고 권력을 잡은 그의 외척은 매관매직하여 관료 사회는 부정부패에 빠졌다. 이황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 전면에 나서기보다 갈등 없이 물러나고자 왕에게 수십 차례 사직서를 올렸다. 결국 낙향하여 성리학 연구에 몰두하고 도산서원을 세워 많은 인재를 길러냈다.


남명  조식

퇴계와 같은 해 합천에서 태어난 남명 조식은 퇴계의 학문적 라이벌로서 퇴계와 함께 영남학파의 양대 산맥을 이루었다. 남명은 대쪽 같은 성품으로 만길 절벽을 올려다보듯 우러러봐야 하는 존재라는 뜻의 “벽립만인(壁立萬仞)”으로 불렸다. 남명은 개념적 이론보다 의를 몸으로 실천하는 것을 우선시했다. 몸에 방울을 달고 칼을 턱 아래 받치고 몸가짐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수련했다. 남명은 퇴계와 달리 과거에 급제하지 못했고, 평생 처사로 은둔하며 학문과 수련에 힘썼다. 그의 언변은 직선적이고 과격했다. 명종이 단성현 현감 자리를 권하자 오히려 상소문을 올려 왕의 무능을 지적하고 왕을 섭정하는 문정왕후를 구중궁궐의 일개 과부일 뿐이라며 질타했다.


차이:  조화의 필요

퇴계는 남해안을 노략하는 왜구를 회유하고 화친할 것을 주장했으나 남명 조식은 강력하게 토벌할 것을 주장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홍의장군으로 불렸던 곽재우, 정인홍 등 남명의 제자 50여 명은 의병을 모아 왜구와 맞섰다. 그들은 의를 실천하는데 망설이지 않는 남명학파의 기개를 보였다.

관용적이었던 퇴계는 전국에 걸쳐 폭넓게 대인관계를 맺었다. 대쪽 같았던 남명의 교우는 주로 경상도에 머물렀다. 실학자 이익은 “퇴계의 학문은 바다처럼 넓고, 남명의 기질은 타산처럼 높다’함으로 두 사람의 인격적 특징을 요약했다. 학술지 “한국의 철학”에 게재한 논문(제27호, 1~22쪽)에서 역사학자 이수건은 (영남대 국사학과)는 “퇴계의 지식과 남명의 행동, 퇴계의 지나친 조심성과 남명의 지나친 과단성이 서로 대화하면서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했더라면 멋진 학문 풍토가 조성되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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