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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과 페르소나
  • 작성일 : 2017-04-28
  • 조회 : 1892

고대 연극에서는 배우들이 역할에 따라 지정된 가면을 사용했다. 가면을 뜻하는 라틴어 단어 페르소나(persona)는 성격을 뜻하는 영어 단어 “personality”의 어원이 되었다. 그 시대에는 한 명의 배우가 두 세 역할을 했다. 바뀐 가면의 역할이 요구하는 행동 특성을 바뀌면 배우는 새로운 역할을 상징하는 가면을 바꾸어 썼다. 장군의 가면을 쓸 때에는 장중한 움직임과 굵직한 목소리로 카리스마를 내뿜다가도 공주의 가면을 쓸 때는 섬세하고 애절하게 행동했을 것이다.

연극이나 드라마에서 사용되는 여러 가지 페르소나는 삶의 무대에서 우리에게 부여되는 다양한 역할이나 직무를 상징한다. 직장에서 한 개인에게 관리자, 실무자, 개발자, 혹은 지원자 혹은 상사 또는 부하, 팀원 등의 역할을 부여 받는다. 어떤 서비스나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하거나 파는 직무를 맡기도 하지만 동시에 다른 서비스나 제품을 쓰는 고객이 된다. 가정에서는 남편이나 아내, 아버지 혹은 엄마, 자식 등의 두 세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이런 저런 정해진 페르소나들에 대해 각 사람은 조금씩 혹은 많이 다르게 대응한다.

성격을 “생각하고, 행동하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으로 정의할 수 있다. 한자 낱말, 성격(性格)을 뜯어보면 성격의 다양성과 일관성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글자 ‘性’은 마음는 심(心)부와 날  ‘生’으로 구성되어 마음에서 일어나는 기제를 뜻하며, 글자 ‘格’은 나무 ‘木’부와 각각 다르다의 의미를 가진 ‘各’으로 결합되었다. 같은 수종이라도 모든 나무의 모양은 서로 다르다.

겉모양이 비슷해도 켜보면 속의 나무결이 또한 다르다. 우리의 생김새가 서로 다르듯 마음결도 다르다. 성격 특성은 유전과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형성된다. 같은 정자와 난자에서 난 일란성 쌍둥이 그것도 몸이 붙어서 같은 환경을 학습해 온 샴쌍둥이 간의 성격도 서로 다르다. 남다른 성격 특성을 개성이라 한다.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런 특성을 쉽게 바뀌지 않는다.

자신의 행동 양식이 내면적 심리 기제인 성격특성의 조합에 따라 결정됨에도 자기 성격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이 적지 않다. 페르소나 즉 주어진 직책이나 주요 역할이 자기 영광을 더 잘 드러내고 보호해준다고 믿고 보다 그럴듯 한 것을 쟁취하기 시간과 에너지, 돈, 결국은 삶을 투자한다. 부장, 임원, 경영자, 소유주, 실세 권력자, 선배, 선임, 전문가, 장로와 권사...... 나중에는 페르소나에 자신을 동일시하여 진정한 자신의 내면적 모습을 잊어버리거나 상실하고 만다. 문제는 그 때부터 생긴다. 

페르소나는 일시적으로 맡겨진 것이다. 마치 배우가 역할이 끝나면 가면을 벗어야 하는 것처럼 지금 앉아서 누리는 의자와 지위는 다음 사람에게 넘겨야 한다. 가면은 내 얼굴이 아니다. 그럼에도, 가면의 힘을 믿는 사람은 갑질을 하고 자기 얼굴이 보이지 않을 거라 믿고 일탈을 한다. 그러다 자신과 동일시 하던 페르소나, 직책이나 역할의 시한이 끝나면 존재감을 상실하고 만다.  

종종 대기업 부서장이나 임원이 자신의 역할 정체성 문제를 토로하는 것을 듣는다. 좋은 대학 나았으니 으례 대기업에 들어가는 게 당연한 줄 알고 입사했고, 맡겨진 일을 해내느라 30년 청춘을 보내고 나이 쉰에 이르니 자신이 혼자서는 무엇을 원하고 할 수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한다. 가면에 가려 자기 얼굴을 잃은 사람은 공황에 빠진다. 그들은 자기 성격을 읽는 법을 모른다.

몇 가지 유형 중 하나로 판단하여 성격유형의 라벨을 붙이고 사람을 범주화하는 것으로는 한 개인 내면의 결을 읽을 수 없다. 인간의 성격은 다양한 특성들의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단순히 외향-내향식의 이분법적 구분으로 나누어 파악할 수 없다. 몇 개의 유형으로 단순화하여 개인차을 읽을 수 없다. 20~30여 개의 성격특성이 저마다 수준을 달리 하므로 프로파일을 형성하여 해석해야 한다. 만물 영장의 내면이 비춰진 성격특성 프로파일을 읽을 수 있는 훈련받은 프로파일러가 필요하다. 범죄자나 정신질환자에게 뿐만 아니라 정상인에게도 성격을 읽어주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사람들은 누가 자기를 읽어주기를  갈망한다. 그 빛깔과 향기란 성격특성에서 나온다.

세상이 빨리 바뀔수록 우리에게 주어지는 페르소나 혹은 직업적 특성도 자주 바뀐다. 성격은 그보다는 훨씬 더디게 변하거나 또는 거의 변하지 않는다. 페르소나가 요구하는 행동 특성과 내 성격 특성 간의 상호작용을 점검해야 한다. 지기지피(知己知彼), 자기를 알고 상대를 제대로 보려면 성격특성 프로파일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JC 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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