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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브랜드와 인재확보
  • 작성일 : 2019-04-30
  • 조회 : 357



직원들이 회사를
일할만한 곳이라 인식하고, 미래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곳으로 인식하는 정도를 고용 브랜드(employer brand, employment brand)라고 한다. 조직이 필요한 인재를 끌어들이는데 중요한 동기 요인이 된다. 고용 브랜드는 기업의 자산이나 매출 규모, 급여 액수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 대규모 회사에서 고액 연봉을 보장해도 조직문화가 경직되고 오너 리스크가 크고 경영자의 리더십이 매우 통제적이라면 그 조직을 일할만한 곳이라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급여 보상이나 대기업 소속 같은 외재적 동기 요인 외에 직원 존중, 사회적 가치 실현, 일과 개인 삶의 균형, 또는 미래 발전 가능성 등으로 내재적인 지원 동기를 일깨울 수 있는 조직이라면 규모가 작고, 많은 급여를 주지 못하더라도 인재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소수의 대기업들이 국가경제를 지배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중소기업들의 인재 확보는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그 가운데서도 예외가 있기 마련이다.     

지난 1월 한 취업 포탈 사이트에 채용 공고가 떴다. 전 직원은 사장까지 포함하여 15명에 불과한 잘 알려지지 않는 소규모 회사였다. 생산직 2명을 뽑는다는 공고에 무려 1,536명이 지원했다. 매년 수백 개 회사들의 채용을 지원하는 인사 컨설팅사 경험으로 보면, 아무리 직원 구하기 힘든 시기라 하더라도, 있기 힘든 일이 일어난 것이다. 대기업군에 속해도 지방 사업장이거나 중견 기업 이하 규모의 회사의 경우는, 채용 선발 과정 중의 한 단계인 인ž적성검사에 지원자의 20~40%는 아예 나타나지 않는다. 중소기업에는 젊은이들이 오지 않아 고령화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 주소 인천시 남구 염전로…”는 후미진 곳이란 이미지를 떠올린다. 공고된 급여는 2700만원. 대기업 연봉 수준과는 큰 격차가 있지만 중소기업 평균 수준으로 보인다. 뭐에 끌려 1500명을 넘는 구직자들이 이 작은 회사에 끌려 지원했을까? 이 회사는 생산 설비에 필요한 전기가 흘러들가도록 전기 시스템을 설계하는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전기회로와 전선 연결장치를 생산한다. 일반 소비자들이나 지원자들이 사전에 이 회사 이름을 들었을 가능성도 낮았다. 대규모 지원 사태의 비밀은 채용 공고에 있었다.

그 채용 공고에서 회사가 선호하는 사람을, “가족같은 분위기를 싫어하는 분, 회사보다 집을 더 좋아 하는 분으로 기술했다. 회사가 워라벨을 강요하며, ‘공무원보다 더 많이 쉴 정도의 휴일이 제공된다. 간식으로 핫바와 아이스크림 무제한 공급하며, 직원들이 그냥 퇴근하여 식당 아주머니가 하소연할 정도라고 했다. 향후 이 회사가 목표하는 근무 일수와 제도는 주 4일 근무 혹은 자율 출퇴근라고 밝혔다. 이만하면, 젊은 구직자들의 관심을 끌만했다. 회사는 원래 2명이 필요했으나 많은 지원자 중 3명을 뽑았다.

기자의 현장 취재 결과, 직원들은 상사의 눈치 볼 필요없이 매우 자율적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대리급이면 카드 사용 내역서를 작성하지 않고도 500만원 한도로 쓸 수 있었고, 업무 보고 체계나 보고용 문서작성 의무없이 일 없으면 쉬거나 퇴근할 수 있었다. 직원 평균 나이 34.7세로 젊은 구성원들간에는 자발적 문화가 형성되어 있었다. 전기 시스템 설계의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미래 발전 가능성을 직원들은 인식할 만해 보였다. 이런 것들이 이 작은 회사의 고용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대기업의 기업 브랜드와 사업부의 고용 브랜드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고객들과 직접 접촉하지 않는 ‘B to B” 사업부의 경우 일부 잠재 지원자들이 잘 몰라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그룹이나 본사 중심의 공채를 계열사 혹은 사업부별 상시 채용으로 전환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개별 사업부에서도 필요한 인재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고용 브랜드의 가치를 인식해야 한다.

 

한 기업의 고용 브랜드 가치는 유동적이다. 사업 전망이 흐려지거나 고용이 불안정해지만 브랜드 가치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요즘은 중장대한 제조기업보다 카카오톡 같은 선진 IT 기업의 고용브랜드가 더 올라가고 있다. 오너의 정직한 상속세 납부, 높은 정규직 비율, 심장병 어린이 후원 등의 미담이 알려지자 중견기업 오뚜기의 고용브랜드가 취업포털사의 전체 조사 기업 중 3위에 오르기도 했다. 

기업의 채용 지원자들은 채용 선발 과정에서 회사가 개인을 어떻게 대하는 지에 대해 민감하다. 여러 곳의 기업에 합격 통보를 받는 탁월한 인재는 채용 과정에서 개개인을 존중하는 회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 공채 시즌마다 채용 과정이 매끄럽지 않거나, 면접관이 지원자들을 함부로 대했다거나, 채용 기준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질문을 했다는 등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여러 구직자 사이트에 뜬다. 지원자를 잘 배려하고 효과적인 채용 프로세스를 운용하는 것만으로도 고용 브랜드를 높일 수 있다.

고용 브랜드는 내부 직원의 근무 만족도에 영향을 받는다. ‘아끼는 후배나 아끼는 사람에게 현 직장을 추천하고 싶은가?’라는 물음에 직원들의 응답 내용에서 고용 브랜드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 구글과 아마존, 두 회사에서 같은 급여로 동시에 입사 승인을 받았다면 어느 곳을 선택할까? 대다수의 선택은 직원을 보다 소중이 대하는 구글일 확률이 높다. 고용 브랜드가 높으면 직원들의 조직 충성도와 업무 몰입도가 높아지고 따라서 성과 향상에 직간접적인 효과를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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